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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유전요인 있어도, '이 운동' 하면 발병 위험 35%↓
유전적으로 치매 위험이 높은 사람도 심폐 건강을 개선하면 치매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심폐 건강은 심장과 폐가 신체 근육에 산소를 공급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이 연구 결과(association of cardiorespiratory fitness with dementia risk across different levels of genetic predisposition: a large community-based longitudinal study, 심폐 건강과 치매 위험의 관계: 유전적 소인 수준에 따른 대규모 지역사회 기반 장기 연구)는 국제학술지 '영국스포츠의학저널(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에 게재됐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karolinska institute) 연구팀은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에 등록된 치매가 없는 39~70세 6만 1,214명을 대상으로 최대 12년 동안 이들의 심폐 건강, 인지 기능 및 치매 발병 위험을 추적 관찰했다. 참가자들은 실내 자전거를 이용한 6분간의 운동으로 심폐 건강을 측정받았고, 그 결과에 따라 상·중·하 세 그룹으로 나뉘었다. 추적 관찰 기간 동안 치매를 진단받은 사람은 전체 참가자의 0.9%에 해당하는 553명이었다.
분석 결과, 심폐 건강이 상위 그룹에 속한 사람은 하위 그룹에 비해 인지 기능이 더 높았으며 치매 발병 위험이 40%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치매 발병 시기도 평균 1.48년 늦어졌다.
특히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다유전성 위험 점수가 높은 참가자들에게서 심폐 건강은 더욱 중요한 역할을 했다. 치매 유전 인자를 가진 사람 중 심폐 건강이 상위 그룹에 속한 경우, 치매 발병이 35%까지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유전적 요인이 치매 발병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더라도 심폐 건강이 이를 부분적으로 상쇄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인체의 모든 생리학적 기능은 대체로 20~25세 사이에 최상에 이른 후,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그 기능이 감소한다. 심폐기능 역시 마찬가지다. 심폐기능은 20~30대에 10년당 약 3~6% 감소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골격근 손실로 인해 속도가 가속화되어 70대에 이르면 10년당 20% 이상 줄어든다.
심폐 건강을 높이는 방법은 간단하다. 연구팀은 자전거 타기, 빠르게 걷기, 조깅, 수영 등의 유산소 운동이 심폐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중강도에서 고강도로 운동을 수행할 경우 심폐 건강 개선 효과가 더 크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를 권장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관찰 연구라는 한계를 가지며, 심폐 건강과 치매 간의 인과관계를 명확히 규명하지는 못한다고 밝혔다. 또한, 연구 대상인 영국 바이오뱅크 참가자들이 일반 인구보다 전반적으로 건강 상태가 양호하다는 점에서, 결과가 과소평가되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구를 이끈 웨일리 쉬(weili xu) 교수는 "이번 연구는 심폐 건강이 치매 예방에 기여할 수 있음을 강력히 뒷받침한다"라며, "특히 치매 유전적 소인이 큰 사람에게도 심폐 건강 개선이 치매 예방 전략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라고 강조했다.